직원이 회사를 떠난 뒤 고객 연락처와 상담 내용까지 함께 사라지는 문제가 기업의 새로운 경영 위험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거 기업 보안이 외부 해킹과 악성코드 차단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내부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취급하는 고객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영업사원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연락처, 문의 내용, 견적 조건, 계약 진행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관리한다. 이 자료가 개인 컴퓨터나 휴대전화에만 저장돼 있을 경우 퇴사와 동시에 회사가 해당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거나 외부 반출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객DB는 이름과 전화번호를 모아놓은 주소록이 아니다. 최초 문의 경로부터 상담 결과, 상품별 관심도, 계약 가능성, 거래 주기, 미수금 및 후속 연락 일정까지 실제 영업활동에 필요한 정보가 축적된 데이터다. 기업이 오랜 기간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출 기반을 구성하는 핵심 자산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고객정보 관리 방식은 기업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일부 사업장은 영업사원에게 별도의 관리 기준을 제공하지 않은 채 개인 엑셀 파일이나 스마트폰 주소록, 메신저, 개인 클라우드 등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가 여러 개인 기기에 흩어져 있으면 회사는 전체 고객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특정 직원에게 업무가 집중되고, 담당자가 휴직하거나 퇴사하면 진행 중인 상담과 계약 일정이 중단될 가능성도 커진다.
자료의 무단 반출이나 재사용 위험도 무시하기 어렵다. 개인 파일은 복사와 전송이 쉽지만 회사가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퇴사자가 기존 고객에게 연락하거나 경쟁업체의 영업에 활용할 경우 매출 손실뿐 아니라 고객 신뢰 저하와 법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DB를 회사가 직접 보유하고 통제하는 업무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CRM과 영업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정보를 중앙 서버에 등록하는 것이다.
중앙관리 방식에서는 임직원의 직급과 담당 업무에 맞춰 고객자료의 열람 범위를 구분할 수 있다. 신규 정보 등록, 내용 수정, 상담 기록 작성 등 주요 활동의 이력도 남길 수 있어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담당자 변경 시에도 기존 영업자료가 그대로 유지된다. 새 담당자는 고객과 다시 처음부터 상담하지 않고 과거 문의와 협의 내용을 확인한 뒤 후속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공백을 줄이고 고객관리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LG U+기업 공식 파트너는 기업이 고객정보와 영업활동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고객DB 및 영업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별 정보관리와 상담·영업기록 저장, 사용자 권한 설정, 데이터 백업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고객자산의 체계적인 관리를 돕는다.
보안업계에서는 내부 정보유출을 예방하려면 퇴사 시 보안서약서를 확인하는 사후 대응보다 평상시 고객자료의 저장·조회·수정 과정을 통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인 기기에 고객정보가 남지 않도록 업무방식을 개선하고, 퇴사와 동시에 시스템 계정을 차단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DB가 담당자의 개인 기기에만 존재한다면 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순간 기업의 영업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며 “고객자료를 회사 시스템 안에 축적하는 구조가 보안과 영업 연속성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고객정보 관리 역량은 앞으로 내부 보안 수준뿐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요소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고객DB의 중앙관리와 접근 권한 통제, 이용 이력 기록, 정기 백업, 퇴사자 계정 관리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영업정보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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