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 광고는 대기업의 것'이라는 오랜 공식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수천만 원대 제작비와 그에 못지않은 매체비가 오래도록 문턱이었지만, 근래 들어 그 두 벽이 동시에 낮아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변화의 한 축은 제작 방식이다. 콘티부터 촬영·편집·성우까지 겹겹이 붙던 광고 제작 공정이 생성형 AI로 상당 부분 대체되면서, 영상 한 편을 만드는 데 들던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었다. 다른 한 축은 매체 구조다. IPTV는 실시간 채널과 방송·영화 VOD를 한 화면에 묶은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광고를 사는 방식도 달라졌다. 정해진 시간대를 통째로 사는 대신, 완전히 시청된 노출에만 비용을 매기고 지역과 채널·관심사 단위로 대상을 좁힐 수 있게 됐다.
한 겹 들여다보면 변화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AI가 제작비를 끌어내리자 병목은 '매체 접근'으로 옮겨갔고, IPTV의 과금·타겟팅 방식이 바로 그 지점을 풀고 있다.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대기업식 집행이 아니라, 작은 예산도 검증된 시청 단위로 쪼개 살 수 있는 구조다. TV가 소상공인에게 '넘볼 수 없는 매체'에서 '따져볼 만한 선택지'로 옮겨 가는 배경이다.
2026 소상공인지원 프로젝트는 이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300만원 상당의 AI CF를 무상으로 제작 지원하고, 완성된 영상을 KT 지니TV, SK브로드밴드 B tv, LG유플러스 U+tv 등 IPTV 3사의 3,174만 가입가구 플랫폼에 송출하는 방식이다. tvN·JTBC·채널A·MBN·TV조선·YTN·연합뉴스TV 등 약 90개 채널이 노출 범위에 들어간다. 과금은 100% 완전 시청된 노출에만 이뤄지고, 시·군·구 단위 지역 타겟팅과 시청 이력 기반 오디언스 타겟팅을 함께 쓸 수 있다. TV 특성상 한 노출을 가구 내 동반 시청자가 함께 본다는 점도 소액 집행의 효율을 더하는 요소다.
지원은 영상과 송출에 그치지 않는다. 홍보 보도자료를 제휴 매체에 송출하고, 브랜드대상 수상권을 지원하는 등 브랜드 신뢰를 쌓는 장치가 함께 묶여 있다. 그간 이런 시상과 브랜딩 프로그램에는 식품·생활용품·교육·건강기능식품처럼 소비자 신뢰가 매출을 좌우하는 업종이 비교적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다.
운영사무국 관계자는 "제작비와 매체비 양쪽에 부담을 느끼던 작은 브랜드들이 실제 방송 광고를 한번 시도해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취지"라며 "AI 영상과 IPTV 타겟팅을 묶어, 규모가 크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방송 심의 규정을 지켜 영상을 제작하고, 매월 송출 결과 리포트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관건은 문턱이 낮아진 다음이다. TV 화면에 브랜드를 걸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진 만큼, 무엇을 보여주고 누구에게 닿게 할지를 가리는 안목이 결국 광고의 성패를 가른다. 대중화가 연 것은 기회의 문이지, 성과의 보증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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