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켭니다. 행간에 담긴 마음의 떨림 속에서 바쁜 일상에 잊히기 쉬운 '인권과 존엄'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인권온에어가 전하는 詩 한 편이 당신의 오늘에 다정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매일 아침 눈을 떠 창밖을 바라볼 때,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하늘을 마주하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쨍하게 빛나는 태양을 가려버린 구름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두운 날씨 탓에 하루의 시작이 더디게만 느껴질 때도 있지요.
우리는 늘 맑고 눈부신 날들만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상 만물이 언제나 강렬한 빛을 뿜어낼 수만은 없는 법입니다. 여기, 잔뜩 흐려진 하늘을 바라보며 아쉬움이나 불평 대신 아주 다정하고도 맑은 위로의 말을 건네는 시인이 있습니다.
휴식
흐린 하늘
구름이
해를 가렸어요
쉿!
지금 하늘은
쉬는 중.
_최재화
세상을 환하게 비추던 태양이 잠시 먹구름 뒤로 숨어버린 순간, 시인은 "쉿! 지금 하늘은 쉬는 중"이라며 다정하게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댑니다. 흐린 하늘을 우울함으로 바라보는 대신, 자연이 스스로에게 허락한 달콤한 '휴식'의 시간으로 해석해 내는 시인의 맑고 따뜻한 시선이 메마른 입가에 옅은 미소를 번지게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쉰다'는 것은 종종 나태함이나 뒤처짐으로 오해받곤 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에 쫓겨,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고를 권리조차 스스로에게 주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하늘조차 잠시 구름을 덮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사람에게도 온전한 휴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진정한 인권과 존엄은 끊임없는 성취와 노동 속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닙니다. 피로에 지친 나의 어깨를 다독이고, 소진된 마음이 스스로 회복될 때까지 곁에서 조용히 기다려줄 수 있는 '휴식할 권리'야말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존엄입니다.
누군가의 멈춰 선 발걸음을 함부로 재촉하지 않고, "쉿, 지금은 쉴 때야"라며 서로의 피로를 존중하고 안아주는 사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따뜻한 인권의 풍경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속 하늘이 잔뜩 흐리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신의 하늘은 내일 더 눈부시게 빛나기 위해 잠시 조용히 쉬고 있는 중이니까요.
시인 소개

최재화 시인은 팍팍한 현대인의 마음에 따뜻한 반창고를 붙여주는 다정한 치유자입니다. 상담심리학 박사이자 마음힐링심리상담센터장으로서 수많은 이들의 멍든 상처를 어루만져 온 시인은, 무거운 삶의 그늘 속에서도 맑은 위로를 건져 올립니다.
‘일상생활의 범죄심리학’을 함께 펴내며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아하시 1기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내어놓은 공저 시집 ‘오늘도 아하!’의 따스한 시어들은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에게 포근한 쉼표가 되어줍니다.



















